“천하의 아름다움은 쑤저우에 있고, 쑤저우의 아름다움은 항저우에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고전 속 한 구절 같지만, 이 표현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여행자들이 항저우를 떠올릴 때 입을 모아 이야기하던 찬사입니다.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정적인 아름다움과,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는 생동감을 동시에 간직한 도시입니다. 역사적으로는 남송 시대의 수도로 번성하였으며, 현재는 첨단기술과 문화관광이 어우러진 도시로 변화했습니다. 이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수천 년의 역사와 현재의 기술이 공존하는 시간 속을 걷는 일입니다. 항저우는 여유로운 호수의 풍경, 정갈한 찻잎 향기, 그리고 유구한 문화유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도시입니다. 이 글에서는 항저우의 대표 명소, 그리고 항저우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을 중심으로 여러분을 이 도시의 진짜 매력 속으로 안내해드리고자 합니다.
소개 : 저장성의 심장,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항저우
항저우는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저장성의 성도로, 상하이에서 약 18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 중 하나이며, 오랜 세월 동안 문인과 예술가들이 사랑해 온 도시로 유명합니다. 남송 시대에는 수도였고, 당대부터 “하늘 아래 첫 도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그 경관이 뛰어나 여행자와 상인들에게 각광받았습니다. 오늘날 항저우는 중국 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해 있는 첨단 산업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저우가 진정으로 빛나는 이유는, 이런 현대적인 발전과 수천 년 역사가 동시에 살아 숨 쉰다는 점입니다. 도심 속을 거닐다 보면 돌담 사이로 옛 정원이 펼쳐지고, 분주한 교차로 너머로 고요한 서호(西湖)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런 풍경 속에서 항저우는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이 균형을 이루는 특별한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항저우는 중국 차 문화의 중심지로도 유명합니다. 용정차(龍井茶)의 본고장이며, 이 지역의 차밭과 전통 찻집은 항저우 여행의 큰 묘미 중 하나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서호 주변 풍경, 수세기 동안 변치 않은 찻잎 향,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은 항저우만의 진짜 얼굴을 보여줍니다. 항저우는 중국을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도, 수차례 중국을 방문했던 여행자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도시입니다. 동양적 정취와 고요함, 그리고 현대적 편리함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여러분은 새로운 감동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명소 :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대표 관광지
항저우를 이야기할 때 서호(西湖)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서호는 항저우의 중심에 자리한 넓은 호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고, 해질 무렵이면 붉게 물든 하늘과 호수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룹니다. ‘단첩잔운(斷橋殘雪)’, ‘삼담인월(三潭印月)’ 같은 고전적인 이름의 명승지들이 이 호수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며, 호숫가를 따라 천천히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링인쓰(靈隱寺)’입니다. 4세기경에 세워진 이 불교 사찰은 항저우에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사찰 중 하나로, 깊은 숲 속에 자리하고 있어 도심의 소란과 완전히 단절된 느낌을 줍니다. 수십 개의 불상과 벽화가 보존되어 있으며, 특히 ‘비래봉(飛來峰)’ 절벽에 새겨진 수많은 석불은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보는 듯한 감동을 전합니다. 불교적 고요함과 자연의 경건함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항저우의 정적인 매력을 극대화하는 명소입니다. 세 번째 명소는 ‘청하팡거리(清河坊街)’입니다. 항저우의 전통 상업 거리로, 과거 명청 시대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산책만으로도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오래된 약재상, 찻집, 전통 간식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수공예품이나 고전 의상 체험도 가능합니다.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면서도 지역 주민의 삶이 녹아든 거리이기에, 더욱 진정성 있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청하팡에서의 저녁은 과거와 현재가 조용히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특별한 경험 : 놓칠 수 없는 세 가지 체험
첫 번째로 추천드리고 싶은 경험은 바로 ‘용정차 마을에서의 차 따기 체험’입니다. 항저우 서쪽에는 용정촌(龍井村)이라는 차밭 마을이 있는데,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용정차의 생산지입니다. 봄철이 되면 관광객들도 차밭에 들어가 직접 찻잎을 따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차를 덖는 과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후에는 정갈한 찻상 앞에 앉아 갓 만든 차를 음미하며 산을 바라보는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서호에서의 전통 뱃놀이 체험’입니다. 유람선이 아닌 작은 전통 목선을 타고 호수를 유유히 떠다니는 경험은 항저우 여행의 백미입니다.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젓는 조용한 배 위에서는 물소리와 바람 소리, 새소리만이 동반자가 됩니다. 특히 밤에는 조명과 함께 진행되는 ‘서호 인상’이라는 수상 공연이 열리기도 하는데,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이 공연은 호수를 무대로 삼아 수십 명의 배우들이 물 위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독특한 경험입니다. 마지막으로 놓칠 수 없는 체험은 바로 ‘항저우 전통 음식 체험’입니다. 대표적인 음식인 동포육(東坡肉)은 송나라 문인 소동파의 이름을 딴 요리로,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특징입니다. 그 외에도 소룡포, 고추기름에 찍어 먹는 찐만두, 그리고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차잎 튀김(茶葉酥)’은 항저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별미입니다. 항저우 음식은 이 지역의 기후, 역사, 생활 방식이 오롯이 담긴 문화적 경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