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여행할 때 필라델피아는 종종 뉴욕이나 워싱턴 D.C. 사이의 '중간 기착지' 정도로 인식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그런 수식어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깊이와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미국 독립의 서막이 열린 공간이자, 다양한 예술과 음식 문화가 꽃피는 곳. 고전적인 건물과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교차하는 거리, 벽화로 뒤덮인 골목길, 그리고 자유와 혁신의 공기를 품은 사람들. 필라델피아는 도시 그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책이며, 그 이야기를 직접 걸으며 읽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저 ‘보고 지나치는 여행지’가 아닌, ‘머물며 곱씹게 되는 도시’. 필라델피아는 바로 그런 도시입니다.
소개 : 펜실베이니아의 심장, 필라델피아의 현재와 과거
필라델피아(Philadelphia)는 미국 동북부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최대 도시로, 뉴욕에서 남쪽으로 약 150km, 워싱턴 D.C. 에서는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습니다. 미국의 6대 도시 중 하나인 이곳은 단순히 큰 도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바로 미국 독립의 역사적 현장이자 초대 수도였기 때문입니다. 1776년 7월 4일, 독립선언서가 서명된 곳이자 미국 헌법이 제정된 도시로서, 필라델피아는 미국 건국의 중심이었습니다. ‘형제애의 도시(City of Brotherly Love)’라는 별명처럼,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어우러져 살아온 도시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필라델피아는 역사만큼이나 역동적인 현재를 자랑합니다. 인디펜던스 내셔널 히스토리컬 파크를 비롯한 유서 깊은 유적지와 함께, 아트뮤지엄, 모던한 레스토랑, 스트리트 아트, 힙스터 감성의 마켓과 음악 페스티벌이 도심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젊은 창작자와 학자, 이민자,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유입되는 도시로, 전통과 현대가 서로 대화하듯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도보 중심의 도시 구조는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넓지 않은 도심을 도보로 누비며 도시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필라델피아는 그야말로 ‘걷는 자만이 즐길 수 있는 도시’입니다.
명소 : 역사와 예술이 어깨를 맞댄 도시의 대표 장소들
‘인디펜던스 홀(Independence Hall)’, 이곳은 바로 미국 독립선언서와 헌법이 탄생한 역사적인 장소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붉은 벽돌 건물과 그 앞의 잔디 광장,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자유의 종(Liberty Bell)은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상징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독립의 이상이 구체화된 이 공간에 직접 서보면,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가이드 투어를 통해 생생한 역사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방문 가치가 더욱 높습니다. 두 번째 명소는 바로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입니다. 이 미술관은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술관 중 하나로, 유럽 고전 회화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이곳이 더욱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미술관 입구로 향하는 계단, 일명 ‘록키 스텝(Rocky Steps)’ 덕분입니다. 영화 록키의 주인공이 이 계단을 오르며 훈련하던 장면 덕에 수많은 여행자들이 같은 동작을 따라하며 사진을 남깁니다. 계단 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필라델피아 시내의 전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세 번째로 추천드리는 명소는 ‘이스턴 스테이트 교도소(Eastern State Penitentiary)’입니다.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떠올리기 어려운 장소지만, 이곳은 오히려 필라델피아의 독특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1829년에 지어진 이 교도소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교도소로 불렸고, 알 카포네 같은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폐쇄되어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의 자유와 규율, 죄와 교정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줍니다. 특히 할로윈 시즌에는 공포 체험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합니다.
특별한 경험 : 도시 감성 체험 TOP 3
필라델피아에 왔다면 반드시 해야 할 경험 중 하나는 ‘치즈스테이크 먹기’입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치즈스테이크는 얇게 썬 소고기와 치즈, 양파를 롤빵에 넣어 만든 샌드위치로, 단순한 재료지만 중독적인 맛을 자랑합니다. 특히 '진스(Jim's)'와 '패츠(Pat's)', '지노스(Geno's)'는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가 사랑하는 맛집으로, 어느 집이 더 맛있는지를 두고 토론이 벌어질 정도입니다. 치즈 종류나 토핑을 선택하는 방식도 지역 특색이 반영되어 있어, 단순한 식사 이상의 ‘필라델피아식 라이프’를 경험하는 셈입니다. 두 번째로 추천드리는 체험은 ‘무랄 아트 거리 산책’입니다. 필라델피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벽화를 보유한 도시 중 하나로, ‘시티 오브 무랄(City of Murals)’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입니다. 도시 곳곳의 빌딩과 골목길에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수천 개의 벽화가 있습니다. 특히 사우스 스트리트와 노던 리버티스 지역에서는 대형 벽화부터 섬세한 그래피티까지 다양한 거리 예술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투어나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보다 풍부한 해설과 함께 색다른 도시 풍경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천드리는 경험은 ‘리딩 터미널 마켓(Reading Terminal Market)’ 탐방입니다. 이곳은 19세기 말에 철도역과 함께 만들어진 실내 시장으로, 지금은 현지인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필라델피아의 미식 명소입니다. 아미쉬(Amish) 농산물부터 수제 도넛, 수프, 해산물, 각종 전통요리까지 없는 게 없는 이 시장은 필라델피아의 식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장소입니다. 무엇보다도 각 상점 주인들과 나누는 소소한 대화, 풍기는 향기, 들리는 소리가 오감을 자극하며 진짜 ‘현지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