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최북단의 도시 키루나는 평범한 도시와는 다른 결을 지니고 있습니다. 겨울이면 하얀 설원과 오로라가 도시를 감싸며,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 속에서 환상적인 하루가 펼쳐집니다. 북극권에 위치해 사계절의 경계가 뚜렷하고, 지리적 고유성으로 인해 독특한 풍경과 문화를 간직한 이 도시는, 자연과 인간의 삶이 맞닿은 경계에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단지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을 넘어서, 그 안에 깃든 생명력과 리듬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그것이 바로 키루나입니다.
소개: 스웨덴 최북단에 자리한 오로라와 철광의 도시, 키루나
키루나는 스웨덴 노르보텐주에 속해 있는 최북단 도시로, 북극권 내에 위치해 연중 강한 계절감과 자연현상이 뚜렷한 지역입니다.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약 1,200km 떨어져 있으며, 비행기나 기차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특히 야간 기차를 타고 북상하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설원 풍경을 감상하는 여정은 많은 이들이 키루나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게 꼽는 부분입니다. 키루나는 오랜 기간 철광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해 왔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철광산 중 하나인 LKAB 광산이 위치한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도시는 역사적으로 사미족(Sámi)의 전통 영토 안에 위치해 있으며, 이로 인해 고유한 북유럽 원주민 문화가 현재까지도 도시 전반에 깊게 스며 있습니다. 사미족의 전통 의상, 언어, 음식은 키루나를 단순한 북극 도시로 남게 하지 않고, 독자적인 문화 정체성을 갖춘 장소로 만들어 줍니다. 도시 중심에는 사미 문화와 지역사에 대한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 박물관들이 있으며, 겨울철에는 사미 전통 썰매 체험이나 순록 사육지를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키루나는 도시 전체를 이전하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프로젝트로도 유명세를 탔습니다. 지하 철광 개발로 인해 지반이 침하하면서, 시청, 교회 등 주요 건물들을 포함한 도시의 상당 부분이 새로운 부지로 옮겨졌습니다. 이 도시 이전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담한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키루나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북극권의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적응해 온 인간의 지혜와 창조성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이 바로 키루나입니다. 키루나는 스웨덴에서 자연 현상을 가장 강하게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겨울에는 북극광이 밤하늘을 물들이고, 여름에는 백야 현상으로 인해 자정을 넘어도 밝은 하늘이 펼쳐집니다. 이러한 극적인 자연의 변화는 인간의 삶과 감각에 깊이 스며드는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도시의 작은 거리와 카페, 박물관을 걷는 동안에도, 이곳이 북유럽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는 실감이 끊임없이 들게 되며, 키루나는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자 이야기로 남게 됩니다.
명소: 대자연과 인간의 흔적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들
첫 번째 명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철광산인 ‘LKAB 키루나 광산’입니다. 일반적인 관광지와는 전혀 다른 이 공간은,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서 이어지는 거대한 터널과 채굴 시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입니다. 안내 투어를 통해 철광석이 채굴되어 가공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광산이 도시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도 배울 수 있습니다. 광산 투어는 산업의 현장을 경험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됩니다. 두 번째로 방문할 만한 곳은 ‘키루나 교회(Kiruna kyrka)’입니다. 1912년에 지어진 이 교회는 스웨덴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 교회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전통 사미 건축 양식을 반영한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붉은색 외벽과 가파른 지붕이 인상적이며, 내부는 나무 특유의 따뜻한 질감으로 채워져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현재 이 교회 역시 도시 이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새로운 장소로의 이주가 계획되어 있으며, 그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살아 있는 역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명소는 ‘이스홀트 호수(Isholtsjön)’와 주변 산책로입니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이 호수는 사계절 모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으로, 특히 겨울철에는 얼음 위에서의 산책이나 사진 촬영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해질 무렵 붉은빛으로 물드는 하늘과 얼어붙은 호수의 은빛 질감이 어우러진 풍경은 장관 그 자체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 밤에는 이곳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도 있어, 자연의 극적인 장면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됩니다.
특별한 경험: 북극의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감각적 여정
첫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경험은 ‘오로라 사파리 투어’입니다. 키루나는 스웨덴에서도 오로라 관측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맑은 날씨와 인공 조명 없는 자연환경 덕분에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오로라의 춤을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투어는 스노우모빌을 타고 외곽의 광야로 이동해 관측을 진행하며, 사미식 텐트에서 따뜻한 음료와 함께 북극의 밤을 보내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어 이색적인 추억을 남깁니다. 하늘에서 빛나는 자연의 장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 줍니다. 두 번째 특별한 체험은 ‘얼음호텔 방문’입니다. 키루나 인근 유카스예르비(Jukkasjärvi)에 위치한 아이스호텔(Icehotel)은 세계 최초의 얼음 호텔로, 매년 겨울 발트해에서 채취한 천연 얼음으로 새롭게 건축됩니다. 객실, 바, 예배당까지 전부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예술가들이 조각한 얼음 작품들은 그 자체로 예술 전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숙박이 부담스럽다면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낮 시간에 내부를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추위 속에서도 따뜻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 됩니다. 세 번째는 ‘사미족 문화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키루나의 뿌리를 이루는 사미 문화는 지금도 생생히 이어지고 있는 삶의 방식입니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사미 텐트 안에서 순록 요리를 맛보고, 사미 장인이 만든 수공예품 제작 과정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순록 썰매 타기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중시하는 북유럽 문화의 본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