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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야 여행(소개, 명소, 경험)

by WOO's daily 2025. 3. 31.

왓 마하탓(부처의 머리 불상)

태국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방콕의 활기나 푸켓의 아름다운 해변이 떠오르기 쉽지만, 조금 더 깊은 태국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아유타야입니다. 이 도시는 과거의 영광과 몰락, 그리고 오늘날의 평온함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품고 있습니다. 고대 유적과 붉은 벽돌 사원들 사이로 스치는 바람, 잔잔한 강을 따라 흘러가는 보트, 그리고 거리를 가득 채운 은은한 향까지, 아유타야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시간을 초월한 ‘경험’ 그 자체입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발길 닿는 곳마다 스며 있는 깊은 역사와 문화의 결이 여행자를 사로잡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아유타야라는 도시가 가진 정체성과 그것을 이루는 특별한 순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소개 : 방콕에서 단 1시간 반, 세계유산 도시 아유타야

아유타야는 태국 중부, 방콕에서 북쪽으로 약 8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차로는 약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할 수 있으며, 기차나 미니밴 등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를 단 하루 만에 둘러보는 것은 오히려 아쉬울 정도로, 아유타야는 태국의 정체성과 깊이 있는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입니다. 1350년, 아유타야 왕조가 이곳에서 시작되었으며 이후 400여 년간 번영을 누리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당시 아유타야는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상인들이 활발히 드나들던 국제도시였습니다. 지금도 도시 곳곳에는 그 찬란한 과거를 증명하는 사원들과 유적들이 남아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 박물관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뚝뚝을 타고 유적지를 하나씩 둘러보는 순간마다 역사책에서만 보던 문명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감동을 줍니다. 또한, 방콕과는 또 다른 한적함과 여유가 느껴지는 이곳에서는 사색을 즐기기에도 딱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방콕에서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유타야는 태국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는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명소 : 이 도시의 시간을 품은 세 가지 유적지

아유타야는 수많은 사원과 왕궁 유적으로 가득하지만, 그중에서도 꼭 방문해야 할 세 곳이 있습니다. 이 세 곳은 아유타야의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감각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먼저, 왓 마하탓(Wat Mahathat)입니다. 이곳은 아유타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원으로, 불상 머리를 감싼 나무뿌리로 유명합니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명소지만, 그 이상으로 이 사원은 아유타야의 영성과 신비를 느끼게 합니다. 14세기에 세워진 이 사원은 왕실 사원으로 기능했으며, 현재는 붉은 벽돌과 허물어진 기둥들 사이로 그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뿌리 사이에 자리한 부처님의 얼굴은 자연과 신앙의 조화, 시간과 인간의 관계를 상징하는 듯한 묘한 감동을 줍니다. 두 번째로 추천드리는 곳은 왓 프라 시 산펫(Wat Phra Si Sanphet)입니다. 과거 아유타야 왕궁의 일부였던 이 사원은 왕실의 종교의식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곳의 세 개의 거대한 체디(불탑)는 아유타야 양식의 전형으로, 그 균형 잡힌 구조와 웅장함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 주황빛 하늘 아래 체디가 드리우는 그림자는 경건함마저 자아냅니다. 관광객이 많아도 조용히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어, 잠시 눈을 감고 당시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왓 차이 왓타나람(Wat Chai Watthanaram)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유타야 강변에 자리한 이 사원은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를 연상시키는 건축 양식이 특징입니다. 중앙의 프랑(탑)을 중심으로 대칭 구조로 배열된 사원들은 왕실의 권위와 불교의 신성을 상징합니다. 특히 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그림처럼 아름다워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밤에는 조명이 켜져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하니, 여유가 있다면 해 질 무렵까지 머물러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특별한 경험 : 이 도시에서만 가능한 세 가지 체험

첫 번째는 보트 투어입니다. 아유타야는 세 개의 강이 만나는 섬 도시이기 때문에, 수상 교통이 발달해 있습니다. 고즈넉한 강 위를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보트 위에서 바라보는 유적들의 모습은 육지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줍니다. 해 질 무렵 황금빛으로 물드는 강물 위를 지나며 보는 사원의 실루엣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전합니다. 현지 투어사를 통해 선셋 보트 투어를 예약하면, 조용하고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현지 시장 체험이 있습니다. 아유타야 야시장이나 찬타라삭 지역의 로컬 마켓에서는 신선한 열대과일과 태국식 길거리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로띠 싸이마이’라는 실처럼 얇게 만든 설탕사탕과 밀전병은 이 지역의 명물입니다. 현지인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그 속에서 태국의 삶과 정서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시장은 그 지역의 문화와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은 자전거 투어입니다. 도시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습니다. 뚝뚝을 타는 것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고 유적지 사이를 달리는 경험은 아유타야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일상입니다. 바람을 맞으며 고요한 사원 곁을 지나칠 때, 시간 속을 거슬러 여행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됩니다. 특히 이른 아침, 아직 관광객들이 붐비지 않을 때 자전거를 타면 도시의 정적과 아침 햇살이 주는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