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작고 평화로운 도시들을 여행하다 보면 뜻밖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몰데(Molde)는 그런 순간을 선사하는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피오르드가 에워싼 지형과 산악지대의 웅장한 배경, 그리고 도심을 수놓는 장미꽃들. 북유럽 특유의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도 몰데는 자연과 문화가 함께 빛나는 공간으로, 여행자에게 세련되면서도 따뜻한 인상을 남깁니다. 번화한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한 감성을 찾고자 할 때, 몰데는 더할 나위 없는 목적지가 되어줍니다.
소개: 피오르드와 장미가 어우러진 몰데의 정체성
몰데는 노르웨이 서부 뫼레오그롬스달(Møre og Romsdal) 주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뤼산드 피오르드(Romsdalsfjord)의 북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슬로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km 떨어져 있으며, 기후가 온화하고 풍경이 아름다워 ‘노르웨이의 장미 도시(Rosebyen)’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별칭은 도심 곳곳에서 자라는 수천 송이의 장미 덕분에 붙여졌으며, 여름철에는 장미축제까지 열릴 만큼 도시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몰데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어업과 수산 가공업 중심의 소도시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빠르게 도시화되며 문화와 스포츠, 교육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열리는 ‘몰데 재즈 페스티벌(Molde Jazz Festival)’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도시를 세계적인 음악의 무대로 변모시킵니다. 지형적으로는 바다와 산, 피오르드가 조화를 이루는 구조로,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그림엽서 같은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몰데를 ‘여행지’로 각인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명소: 몰데에서 꼭 가봐야 할 세 가지 풍경
몰데시네(Molde Panorama)는 도시를 대표하는 절경으로, 약 222개의 산봉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대로 유명합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피오르드와 산악지대, 그리고 몰데 시내까지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을 볼 수 있어 사진 애호가들과 하이커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인근에 있는 전망대 카페에서는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며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몰데 재즈 박물관(Molde Jazz Museum)은 이 도시가 자랑하는 음악적 유산을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몰데 재즈 페스티벌의 역사와 음반, 악기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몰데가 문화 도시로 성장해 온 배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음악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 특별한 감흥을 선사하는 장소입니다. 뤼산드 피오르드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 또한 몰데의 명소로 꼽힙니다. 부드럽게 굽이치는 해안선과 깔끔한 보행로, 잘 정비된 벤치와 조형물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주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입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일상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몰데의 여유로운 매력이 스며들게 됩니다.
특별한 경험: 몰데에서만 가능한 감성 여정
몰데에서 가장 특별한 체험 중 하나는 여름철에 열리는 ‘몰데 장미축제(Rose Festival)’입니다. 도시 전체가 수천 송이의 장미로 물들고, 곳곳에서 공연과 전시, 거리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도시 문화 전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몰데만의 정체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피오르드 카약 투어도 몰데에서 꼭 경험해 볼 수 있는 액티비티입니다. 뤼산드 피오르드의 조용한 수면 위를 유유히 나아가며 주변의 산과 절벽, 새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 체험은 몰입감이 뛰어나며, 노르웨이 자연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현지 가이드를 통한 안전한 운영으로 초보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독특한 체험으로는 몰데 시 외곽의 지역 농장을 방문해 보는 ‘로컬 체험 투어’가 있습니다. 노르웨이 전통 방식의 치즈 만들기, 베리 수확, 양치기 체험 등을 할 수 있으며, 자연과의 교감은 물론 지역 주민과의 따뜻한 교류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관광지에서 느끼기 어려운 농촌의 진솔한 분위기가 여행의 질을 한층 높여줍니다.
결론: 몰데에서 누리는 조용한 감동의 순간들
몰데는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은 결코 단조롭지 않습니다. 장미꽃으로 물든 거리, 재즈가 흐르는 광장, 그리고 고요한 피오르드를 따라 걷는 순간들은 여행자에게 오롯이 몰데만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북유럽 특유의 절제된 미학과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머무르고 싶은 곳’입니다. 몰데는 유명 관광지의 북적임과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이 도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북유럽 여행 중 조용한 여정을 원하거나 새로운 감성을 채우고 싶을 때, 몰데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의 조화가 만든 이 도시의 풍경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